그냥 - 박칼린

Thoughts 2011. 1. 29. 11:11
내가 항상 말하는 말이,
영문으로 된 책은 단어나 문법체계가 비교적 딱딱하기 때문에, 멋진 descriptive phrase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Memoir of a Geisha가 영어권에서 잘 나갔던 이유는 plot이 재밌어서 이기도 했지만, 일어식 phrase들을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이해할 정도로 직역을 했었다는 것에서, 영어를 재밌게 했다고 나는 말한다. (솔직히 그 책의 전문가 리뷰를 본 적은 없다.) 
영어권 책들은 plot위주라고, 그래서 한국 책을 보면 정말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국어는 소리에 따라서 무한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제대로 된 plot만 가미된다면 재밌고 정말 quality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와 독자의 교감이 쉬운 언어라고 혼자 생각 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을 기회는 별로 없다.
1-2년에 한 권 간신히 읽을까 말까.
영어로 된 책 읽을 시간도 없는데, 한국 책을 고르려면 뒤지느라 시간을 너무 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요즘 한국에선 번역된 외국책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 내가 만약에 한국에 살고 있으면 아무 말 없이 다 재밌게 보겠는데, 내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한국저자들이 직접 쓴 책들을 선호하게 된다. 
영어에서 한국어로 된 번역된 책들을 일부러 몇개 봤는데, 정말로 영~ 아니였다. 
번역자들이 원작에 충실하려고 했다지만, 원작은 한국어의 묘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쓰여지고, 솔직히 번역에 맘에 안들기 때문에. 그래서 원서가 일어나 불어/스페인어/등등 다른 언어의 한글 번역판을 살까도 생각했지만, 굳이 그러려면 제대로 된 한국 작가의 책을 고르자고 고집부리다 보니, 결국에 손에 잡게 되는 책은 더더욱 없게 됐다.

솔직히 미국에선 원문이 영어가 아닌 책들은 정말 보기 힘들다. 아니, 영국작가의 책들조차도 찾기가 힘들다. (필리핀에선 대학교때 도서관이 아니면 정말 수준낮은 영문 베스트셀러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졸업때 도서관의 stat을 보니 내가 책을 3,800여권을 빌렸더라. 다 읽은 건 아니고 수학/물리책도 많이 빌렸지만). 정말 아무리 언론들이 미국과 한국의 독서량을 비교하고, 내 주위에 친구들이 책을 미치도록 보는 친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친한 친구 내외는 DC로 이사가면서, 가구나 왠만한건 다 팔던지 버려도 책만 추리고 추려서 60박스는 챙겨감), 미국의 책시장과 소비자의 선택권은 한국 처럼 다양하지 않다. 한국은 정말 한국어를 할 수 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다. 영어/불어/스페인어/일어로 나온 책들이 바로바로 번역되어서 출간되고. 미국에선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 베르베르 Werber의 책은 개미 Empire of Ants만 영문이 있고, 무라카미의 1Q84는 올해 중순이 되야 1권이 번역되어서 나올 예정이다. 그나마 코옐료Coelho의 책은 쫌 빠르게 번역되는 듯하다. 한국에선 한국어/영어/일어/불어/스페인어 등등의 책들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책의 종이 품질이나 제본, 책의 디자인도 너무 차이나고. 단지 내가 언어에 관한한 너무 깐깐해서, 제대로된 감을 느끼고 싶어하고, 미국에서 영어로 된 책만 보다보니, 한글로 보려면, 제대로된 원래 한글로 쓰여진 책들에 많이 끌리게 됐다. (이래서 노래를 들어도, 영어노래나 한글노래를 들을땐 아무리 음이 좋아도, 가사가 그지같으면 안 듣는다. 그래서 일본이나 중국 아니면 스페인어나 Portuguese 음악 추천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 특히 일본노래나 중국노래는 뜻을 대충만 알아들으니까, 그리고 얘네들은 노래에 대충 운율이 맛는다. 중국은 옛부터 그런 시들이 많았고, 일어는 이래나 저래나 소리나는 시스템이 심플하니가 그런 듯하고. 이부분은 Spanish나 Portuguese도 비슷하고)

15년째 "숫자"로 먹고 살은 내가 왜 이리 언어/문학쪽에는 민감 한지. 

이렇게 언어에 깐깐하다 보니, 미국에 온지 5년넘게 읽은 한국 책은 오늘까지 딱 세권. "모모", "그건 사랑이였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그냥".
내가 저렇게 언어에 대해 민감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근에 읽은 책들이 전혀 내 생각을 뒷받침 해주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모모는 그냥 한국 드라마 (아마 김삼순일거다)에서 나오길래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한국에서 오는 재연형한테 부탁한거구. 
내가 고르고 골라서 산 책들은 "그건 사랑이였네"와 "그냥". 
둘 다 전문직업이 작가는 아니라서, 역시 한국어의 묘미를 살리는 분들이라고는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어는 일단 교감 하는데 제일 좋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굳이 "와, 멋진 문장이야. 멋진 phrase야."라는 말이 안나오더라도, 내 mother-tongue이 한국어이기도 하기때문에, heart to heart conversation이 쫌 더 쉽게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에 두 책을 샀다. 박칼린의 책은 솔직히 걱정을 했지만, 나도 따지고 보면 한국어랑 영어를 같이 섞어 생각하니까, 이런 부분에서 이해거 될거라는 계산 아래 샀다. 
한국 소설이 정말 보고 싶기는 한데, 어떻게 결국에는 다 non-fiction의 biographical essay가 되었다는 것. ㅋㅋㅋ
소설을 사면 내가 너무 딱딱하게 평가를 내리고, 그러다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글로 된 책보고 그러기 싫어서 에세이를 산 이유도 있다. 


한국의 뮤지컬쪽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지만,
그래도 항상 신문에서만 봐온 박칼린.
그리고 작년부터 한국노래를 다시 관심깊게 듣기 시작하고, 한국 TV 프로그램도 보기 시작하면서, 남자의 자격도 봤다.
거기서 박칼린이라는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프로그램에서, 박칼린을 인터뷰 하는 것을 보게되었다.
이 사람이 남자의 자격때문에 여기저기 내가 볼 수 있는 매체들에 노출되면서, 일단은 참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또 이 사람이 코엘료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지금 나의 philosophy는 여러 ethics에 관한 철학자들과 종교들의 짜집기지만, 그 중심은 대부분 코엘료와 랜드Ayn Rand의 책들에게서 얻어온 것들로 만들어졌기에, 이 사람에 대해 쫌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코엘료의 책이 한동안 없기 때문에, 뭔가 비슷한 책이 나를 remind시켜줄 게 필요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과 삶을 바쳐 가면서 사는 모습이, 이 사람도 그런 류의 사람이구나 했다.
그리고 양심이 똑바로 잡혀진 사람 같았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삶에대한 drive가 멋져보였다. 
나는 내 양심이 제대로 됐다고, 그래서 생각은 똑바로 한다고 자신하지만, 언제나 항상 실천력이 부족하기때문에 주기적으로 코엘료의 책 같은 걸 읽으면서 motivation이 필요하다.

편하게 쓰여진 "그냥".
박칼린의 일상, 이 사람의 vocation (평범하게 일job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느낌이다), 소중한 인연들, 여행, 가족에 관해서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쓰여졌다. 
깐깐한 내 스타일에 안 맞는 edit이 몇 개 있었지만, 아마도 editor가 일부러 그랬나 하고 생각하고 넘어가면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순수하면서, 삶을 감사하고 사랑하면서 full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것을 정말로 실천하는 사람같았다.
내가 세상을 보면서 하는 생각을 이 사람도 생각 하는 것 같아서,동질감도 느끼고 그리고 희망도 느꼈다.
나도 실천력을 조금만 더 높이면 더 멋진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거라고.
좀 더 성실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그러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도 여행을 좀 더 많이 해야 겠다고, 여행을 이렇게 멋지게 하는 이 사람이 정말 부럽다고 생각했다.
맨날 일과 자격증 공부에 매달려 살아간다고, 여행을 자주 못 가는데.
아직 못가본 나라도 많고, 미국의 동부도 제대로 여행 못했고 (서부는 여기저기 많이 다녔지만).

책을 읽으면서 자만하는 생각이지만, 정말로 나도 지금 보다 더 노력하면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저런 멋진 삶을 살아 갈거라고 생각했다.
As I always have said, the purpose of life is to leave ass-prints in this world and to do that, you have to be good within and should drive yourself to excel in whatever you think it would be the most beneficial to yourself, your loved ones and everyone else. 

보통 책을 읽은 담에 일부러 기억한 excerpt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곤 했는데, 이 책은 맨 마지막에 저자가 자기 가족한테 남긴 메세지를 보면서 다른 건 다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박칼린은 책의 마지막에게 자신의 부모에게, 언니들에게에 메세지를 짧게 보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이 사람이 얼마나 만족하면서 full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지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을 자신하지 못하면 못하는 말이다. 
나도 내가 그런 말을 하는 날을 만들어야지.

PS: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트위터에 2년만에 읽는 한국 책이 "그냥"이라고 사진을 올리면서 박칼린을 멘션했더니, 리플이 왔었다. ㅋㅋㅋ 그래서 영어든 한국어든 책 한 권 더 쓰시라고 말씀드렸다. ^^

Posted by 【洪】IL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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