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시어머니 '봉양' 외국인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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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올해 어버이날을 맞이해 효행자 부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 필리핀 출신 여성 에미레 데베렌 하바데(37.충북 청원군 현도면)씨.
올해로 남편 강범식(47)씨와 결혼 10년째를 맞는 하바데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효녀’라는 칭찬을 곧잘 듣는다.
외국인이라는 편견을 거둬내고 어느 친딸 못지 않게 중풍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94)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기 때문이다.
하바데씨는 2000년 5월 중풍으로 갑작스레 쓰러진 시어머니를 보며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지만 병환으로 몸져누운 시어머니는 자신에겐 고국에 계신 부모님과 다름없는 존재였기에 가족 누구보다 병 간호에 적극 나섰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가 가끔은 버겁기도 했지만 다행히 관할군청에서 생필품을 지원해 줘 시어머니를 돌보는 데 도움을 받았고 7년간 한 가정의 며느리이자 친딸같은 역할을 해 낼 수 있었다.
하바데씨는 집안일 뿐만 아니라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빠지지 않아 겨울에는 이웃 노인들에게 손수 점심을 마련해 대접하는 것은 물론 마을의 애경사를 도맡을 정도로 남다른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하바데씨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처음 왔을 때에는 낯설고 외롭기만 했다”며 “하지만 집안에서 시어머니를 보살피고 주변 이웃들과 도우며 생활하다 보니까 어느덧 토종 한국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어 공부에 부쩍인 하바데씨는 인근 사회복지관에서 매주 2시간씩 한글을 배우고 있으며 남편 강씨 사이에 낳은 두 아들의 뒷바라지에도 어느 부모 못지 않게 열성적이다.
하바데씨는 “제가 효행상을 받는다는 게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그저 한 가장의 며느리와 딸로써 할 일을 다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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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chosun.com/national/news/200605/2006050303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