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달러 들고 도전… 16년만에 꿈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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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할리우드에서 바닥부터 시작했고, 스물다섯에 아카데미를 쥐었다. 그리고 엊그제, 불우한 복서 역으로 6년 만에 또 여우주연상을 탔다. 31세에 오스카 2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남장여자 역으로 ‘연기파 배우’ 공인을 받은 힐러리 스웽크.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그녀는 복서로서 ‘몸’ 연기까지 훌륭히 해내며 최고의 감독이 빚어낸 최고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할리우드의 최고 연기파로 등극한 힐러리 스웽크를 이메일로 단독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시상식 직전에 이뤄졌다.
―여성복서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각본을 읽으며 셀 수 없이 울었다. 얼마 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다. 복서 ‘매기’가 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6일간, 하루 2시간30분씩 훈련을 했다.
몸에 근육이 붙으며 110파운드(약 49㎏)이던 몸무게가 126파운드(약 57㎏)로 늘었다. 복서가 되기 위한 훈련은 고달팠지만, 이스트우드 감독은 내 스스로 ‘매기’가 되는 길을 찾게 해 주었다. 고압적이지도 않고, 참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 곳곳에 그의 흔적(fingerprint)이 보인다.”
(시상식 후 그녀는 감독을 일컬어 “도대체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쿨한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훈련하다가 발을 심하게 다쳤다고 하던데.
“발바닥에 손바닥만한 물집이 생겼다. 정말 끔찍한 고통이었다. 포도상구균에 감염됐다는데, 의사는 “두 시간만 더 있었다면, 병원에 3주간 입원해야 했을 것이다. 균이 심장으로 올라갔으면, 끝장이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이나 제작자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다른 복서들도 다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2000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후 대단히 훌륭한 배역을 맡았다.
“그 영화 후, “다음 멋진 역할을 어디서 찾을까” 고민했다. 찾고 또 찾았지만, 힘들었다. 아마도 한 쉰 살쯤 되어야 그런 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정말 행운아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남장여자 티나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매기를 비교하면.
“티나는 세상의 편견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찾으려 했던 캐릭터다. 반면 매기는 복싱을 통해 스스로 꿈을 이룬다. 배우로서 매기 역은 더 힘이 들었다.
복싱은 아름다운 댄스이자, 예술이다. 복싱과 연기, 복싱과 인생은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진정 한 발 한 발 딛기 전까지, 나는 그런 것들을 모르고 있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프랭키 같은 인물, 당신 인생에서는 누구인가.
“말했듯, 엄마이다. 달랑 75달러 들고 할리우드로 온 엄마와 나는 2주 동안 자동차에서 잤다. 하지만 엄마는 나의 꿈을 북돋워주었다. 지금도 엄마의 격려를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 나는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자만하지 말자.(Don’t get cocky)!”
―연기의 비결이 대체 뭔가.
“난 작은 도시에서 자라면서 늘 사람들을 관찰하고 흉내냈다. 햄버거 집에서 한 남자가 햄버거를 몇 번이나 씹는지, 콜라를 어떤 식으로 마시는지, 케첩을 어떻게 찍어 먹는지를 관찰하고 따라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내 일이다. 내 직업, 연기자란,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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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chosun.com/se/news/200503/200503010234.html
